[노원아띠 9월호] 노원의 일 디보(lL DIVO)를 꿈꾸는 ‘와일드 브라더스’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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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8. 3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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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동아리 ‘와일드 브라더스’

노래를 좋아하고,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노원의 생활문화동아리 ‘와일드 브라더스’. 지난 6월 4일 노원문화재단 <노원생활문화이야기 성과발표회>에서 진한 감동과 뜨거운 열정이 느껴지는 무대를 보여주었던 장애인 남성 중창단 ‘와일드 브라더스’를 혜화동 이음센터 연습실에서 만나봤다.

이진숙(노원문화PD 1기) · 사진 와일드 브라더스

*일 디보(IL DIVO)는 팝페라계 비틀즈로 이들의 환상적인 하모니는 언제 들어도 가슴속 저 깊은 곳에서부터 서서히 가득 차 올라오는 감동을 느끼게 해주는 영국 4인조 그룹이다.


안녕하세요. ‘와일드 브라더스’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와일드 브라더스는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2018년에 만들어진 남성 장애인 중창단입니다. 총 다섯명의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단원들 모두 성악이나 가요, 음악을 전공한 사람이 전혀 없어요. 그냥 노래를 좋아하고,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흥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동아리입니다. 그래서 길들지 않은 야생의 의미를 담아 ‘와일드 브라더스’로 이름을 지었어요. 저희 와일드 브라더스는 매주 목요일 저녁에 혜화동 이음센터 연습실에서 꾸준한 연습을 하며, 노원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도 공연과 경연대회에 참가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와일드 브라더스 동아리 자랑을 해주신다면 무엇이 있나요?

뭐니 뭐니 해도 단합이 잘 된다는 게 저희 동아리의 자랑이죠. 노래하는 것이 본업이 아닌 우리 단원들이 5년동안 매주 목요일 저녁시간에 공연과 경연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노래 하나로 한마음이 되어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면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가끔 다툼이 생기면 연습 후 술 한 잔 마시며 풀어버리죠.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덕인지 저희는 마음의 하모니도 잘 맞아요. (웃음) 어렵고 힘든 상황들이 있었지만 극복하면서 지금까지 많은 무대에 설 수 있었고, 올해 10월에도 와일드 브라더스의 정기공연을 앞두고 있어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남성 장애인 중창단 ‘와일드 브라더스’ 활동 경력

- 영락교회 창립 20주년 기념 연극 ‘붕어빵의 비밀’ 축하 공연 (2018.10.20.)

- 2018. 서울로 7017 버스킹 (2018. 4.)

- 2019 서울로 버스킹 봄파티 참가(2019.04.28.)

- 천상의 하모니 가을 정기 공연(2019.11.01.)

- 2020 대한민국장애인예술경연대회 스페셜K 예선 참가(2020.06.10.)

- 2021 찾아가는 문화예술나눔: 버스킹 콘서트 공모사업 선정(2020.12.23.)

- 2021 대한민국장애인예술경연대회 스페셜K 예선 참가(2021.05.14.)

- JEJU 2021 전국장애인가요제 예선 참가(2021.06.14.)

- 제3회 용인시장애인문화예술경연대회 참가 및 장려상 수상(2021.08.31.)

- 와일드 브라더스 음원 녹음 제작(2021.12.04.)

- 2021 노원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백스테이지 투어 공연 참가 (2021.12.18.)

- 2022 생활문화 활동 지원사업(공연 분야) 선정(2022.03.14.)

- 2022 노원 생활문화 이야기 성과발표회 참가(2022.06.04.)

- 2022우양재단 문화공모사업 <당신, 예술가> 선정(2022.07.)

- 2022 제4회 용인시장애인문화예술경연대회 참가 예정(2022.08.29.)

- 2022 ‘와일드 브라더스’ 정기 공연 예정(2022.10.28.)

와일드 브라더스 다섯 분 멤버들은 어떻게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장애인 남성 중창단원을 모집했는데, 인원이 미달되어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웠어요. 어떻게 하면 중창단원을 모집할 수 있을까 고심을 많이 했어요. 그러던 중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죠. 제가(와일드 브라더스 대표/베이스 이성수) 노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어울림에서 ‘장애인 성우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5년간 운영했었어요. 서울시 거주 장애인을 대상으로 성우가 되기 위한 기본적인 이론과 다양한 학습을 하는 프로그램이었죠. 이 프로그램을 우수하게 이수한 몇 분들을 모셔서 장애인 남성 중창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분들과 오랜 시간 만남을 가진 끝에 인연이 되어 2018년 장애인 남성 중창단 ‘천상의 하모니’(멤버: 김정기,한흥모,김기현)를 조직하고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와일드 브라더스의 테너를 맡고 있는 최종국님은 노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어울림의 드론 프로그램 교육생으로 만났는데요,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고 노래를 제법 잘 부르셨다는 것을 알게 되어 중창단 단원으로 합류를 요청드렸습니다. 처음엔 불편한 몸으로 무대에 올라 관객 앞에 서서 공연을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고 자신이 없다며 여러 번 거절하셨지요. 그래도 제가 포기하지 않고 여러 차례 설득해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와일드 브라더스 중창단 멤버 분들이 궁금해지네요. 자유롭게 멤버 분들의 짧은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줄 왼쪽부터 김기현, 최종국, 한흥모, 이성수/ 뒷줄 오른쪽 김정기

이성수

현재 와일드 브라더스 대표이자 베이스 맡고 있고 이성수입니다. 2010년부터 노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어울림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노원의 IL DIVO가 되어 공연장에서 환성적인 하모니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싶어요.

김정기

바리톤 김정기입니다. 사람을 만나고 활동을 하는 것이 좋아 현재까지도 계속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러 사람을 만나며 저의 노래를 들려드리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한흥모

바리톤 한흥모입니다. 앞서 이성수 대표께서 얘기하신 노원 IL DIVO의 한 멤버가 된 듯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최종국

테너 최종국입니다. 저는 사고 전에는 노래를 매우 좋아했지만, 사고로 인해 노래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의욕을 잃어가던 중, 이곳에서 연습하고 같이 어울리며 일상생활의 활력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여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기현

테너 김기현입니다. 노래를 좋아하기도 하고 사람을 만나는 것에 즐거움을 느껴 시작한 일이라 매 순간에 행복을 느낍니다. 2019년 탈 가요제에 이성수 대표와 듀엣으로 나가 녹색지대의 ‘준비 없는 이별’ 곡으로 우수상을 받았었습니다. 후에 올해 있을 공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고 싶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인상 깊었던 일이 있었다면 말씀 부탁드려요.

2018년에 ‘서울로 7017’ 서울역 고가 공원에서 버스킹 공연을 했어요. 처음 선 무대라 긴장도 많이 하고 날씨까지 비바람이 불어서 덜덜 떨었죠. 추워서 떨고, 첫 무대라 떨고 이래저래 떨었던 공연이라 생각이 많이 나네요. 그리고 이번 노원문화재단 ‘생활문화이야기’ 성과발표회 공연도 기억에 남아요.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반응에 감동이 느껴져서 ‘그동안 고생한 보람이 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작년 12월에 했던 노원문화재단 백스테이지 투어 공연도 기억에 남아요. 백스테이지 투어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데 어떤 어머니께서 공연 잘 보았다며 함께 온 딸(초등6학년)이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다고 오늘 공연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주셨어요.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이렇게 무대에서 노래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뜨거운 박수와 진심 어린 응원을 받으면 정말 행복해요. 노원문화재단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이런 사업을 더 많이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노원구에서 활동하면서 좋은 점,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2010년에 노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어울림을 개소하여 12년째 대표로 일하면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민관 협력이 조금씩 잘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구청, 시청과 유대관계가 잘 형성되어 일하기가 많이 좋아졌어요.

노원 문화의 거리 원형무대에서 다채로운 문화예술공연을 많이 하는데 예전에는 무대를 올라가는 길이 왼쪽, 오른쪽 모두 계단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제안을 했죠. “장애인들도 문화예술 재능기부 할 수 있다. 노래도 부르고, 휠체어 댄스도 할 수 있다. 그런데 하고 싶어도 계단을 못 올라가서 못한다. 바꿔달라”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공연무대의 오른쪽은 계단이 없어지고 경사로가 만들어졌어요.

장애인도 노원 문화의 거리에서 공연도 보고 싶고, 식당에서 식사도 하고 싶고, 간단하게 지인들과 술도 마시고 싶어요. 하지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없어요.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지하철역을 가야해요. 노원구는 서울 25개 구 중 두 번째로 등록장애인수가 많은 구입니다. 약 2만 7천 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장애인들이 문화생활을 즐기기는 쉽지 않아요. 노원구에 사시는 많은 장애인 분들이 불편하니 밖을 나오지 않습니다. 얼마 전 수락산 무장애숲길 개통 소식에 장애인들도 편하게 수락산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즐길 수 있겠구나 싶어 무척 반가웠답니다.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변화되어 가길 간절히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희 와일드 브라더스는 살아온 배경은 다르지만 어릴 적 가수를 꿈꾸고 가슴 속에 노래에 대한 열정을 품었던 사람들입니다.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노래로 한마음이 되어 사람들에게 멋진 하모니를 선사해 감동을 전해주는 노원의 일 디보(IL DIVO)가 되도록 계속 열심히 활동해 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노원문화재단에서 좋은 사업들을 통해 저희가 무대에 자주 설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오랜 시간의 연습을 통해 호흡을 맞춘 까닭일까. 그들의 멋진 하모니는 이음센터 로비까지 울려 펴졌다. 오늘도 노원의 IL DIVO 를 꿈꾸며 연습하고 있는 노원의 생활문화동아리 와일드 브라더스를 응원하며 '생활문화이야기' 인터뷰를 마친다.


이진숙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노원 지역주민의 한 사람으로 노원문화PD 1기로 문화매개와 문화기획을 하며 문화예술 씨앗을 심고 있습니다. 노원의 생활문화공간을 소개하는 <노원에서 놀자>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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