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장애인 기자단 - 벚꽃이 활짝 핀 4월, 식목일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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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원IL어울림 작성일25-05-12 18:07 조회49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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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활짝 핀 4월, 식목일
4월은 봄이 가득한 달이다. 겨울 동안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초록빛 새싹이 돋아나고, 여기저기 꽃망울이 터지면서 세상이 화사해진다.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부드럽다. 거리에는 벚꽃과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나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특히 4월 5일은 식목일이다. 식목일은 나무와 꽃을 심고 자연을 아끼는 소중한 날이다. 학교에 다닐 때부터 식목일이 되면 나무를 심는 행사를 했던 기억이 있어 매년 이날이 오면 설레는 마음이 든다.
올해 식목일은 토요일이었다. 나는 복지관 친구들과 함께 식목일을 미리 준비했다. 식목일을 맞이하여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싶어 4월 4일, 복지관 활동으로 장암 꽃단지에 다녀왔다. 꽃단지에 도착했을 때, 입구부터 싱그러운 꽃내음이 가득했다. 형형색색의 꽃들이 햇빛을 머금고 활짝 피어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꽃을 구경하며 "이 꽃이 예뻐", "저 화분이 마음에 들어" 하고 서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은 정말 즐거웠다.
나는 여러 꽃과 식물들 사이에서 작고 통통한 잎을 가진 다육식물 화분 하나를 골랐다. 다육식물은 생긴 모습도 귀엽고,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잘 자라기 때문에 키우기에 부담이 없다. 화분을 고르면서 친구들과 서로 화분을 보여주고 "나는 이게 좋아", "너는 어떤 게 좋아?"하며 대화를 나누었다. 선택한 다육화분을 손에 들고 있을 때, 내 안에도 작은 생명을 돌보게 된다는 기대감이 차올랐다. 집에 돌아온 뒤, 나는 다육화분을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 조심스럽게 놓았다. 그리고 매일 아침 다육이에게 물을 주고 "오늘도 잘 자라렴" 하고 인사한다. 작은 식물 하나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 좋아졌다.
같은 날 오후에는 국립수목원으로 향했다. 국립수목원은 자연을 가깝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버스를 타고 수목원에 도착하자마자 상쾌한 숲 냄새가 우리를 맞이했다. 길 양옆으로 키 큰 나무들이 서 있었고, 바람에 나뭇잎이 부드럽게 흔들리는 모습이 참 평화로웠다. 우리는 천천히 걸으며 다양한 나무와 꽃을 구경했다. 봄을 맞아 활짝 핀 철쭉과 진달래, 그리고 새싹이 돋은 느티나무와 참나무를 보면서 친구들과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이 나무는 진짜 크다", "저 꽃 색깔이 정말 예쁘다" 하며 서로 감탄했다.
수목원 안에는 박물관도 있었다. 박물관에는 나무의 성장 과정, 나뭇잎의 종류, 그리고 다양한 곤충들의 모습이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나뭇잎을 만져볼 수 있는 체험 코너가 인상 깊었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 나뭇잎 모양을 비교해보며 "이건 은행나무야" 하고 정보를 나누었다. 곤충 전시장에서는 나비, 딱정벌레, 사슴벌레 등을 관찰했다. 평소에 곤충을 무서워하던 친구도 "진짜 신기하다"라며 흥미로워했다. 자연 속에서 배우고 경험하는 이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특별한 추억이 되었다.
비록 식목일 당일인 4월 5일에는 비가 내려 외부에서 나무를 심는 활동을 할 수 없었지만, 우리는 이미 그 전에 자연을 만나고 느끼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식목일을 준비하며 자연과 가까워진 이 경험은 단순한 행사 참여를 넘어 마음 깊은 곳에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다.
이번 활동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보는 것을 넘어서, 친구들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장암 꽃단지에서 서로 어떤 꽃이 예쁜지 이야기 나누고, 국립수목원에서는 가장 멋진 나무를 고르며 웃고 떠들었다. 서로 좋아하는 꽃과 나무를 추천해주기도 하고,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이런 작은 상호작용이 쌓이면서 우리는 더욱 가까워졌다.
평소에는 낯을 가려 쉽게 말을 걸지 못했지만, 이번 활동에서는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함께 걷고, 함께 보고, 함께 느끼면서 마음이 열리고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 또 내가 느낀 생각을 주저하지 않고 친구들에게 표현하면서 자기 표현력도 조금씩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부끄러워 망설였던 말들도, 여러 번 시도하면서 점점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는 졸업을 해도 이렇게 자조모임을 통해 계속 만나기로 했다. 식목일 활동처럼 자연 속에서 함께 걷고, 꽃을 보고, 나무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모임을 계획하고 있다. 때로는 카페에 가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고, 때로는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서로의 근황을 나눌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이런 소소한 모임이 앞으로 우리의 친목을 더욱 깊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자조모임을 통해 친구들과 끈끈한 친목을 이어가고, 자연을 함께 즐기며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하는 관계를 만들고 싶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이번 활동을 통해 다시 한 번 느꼈다. 4월 식목일 활동을 통해 나는 자연의 소중함을 느꼈고, 친구들과의 소중한 관계도 더욱 깊어졌다. 작은 다육식물 하나를 키우는 것처럼, 우리 사이의 우정도 천천히, 그러나 튼튼하게 자라나길 바란다. 앞으로도 꽃처럼 아름답고 나무처럼 든든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어울림 장애인 기자단 이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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